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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밤 무심코 ebs 화면을 보았다.

연극을 봤던게. 도대체 언제쯤이던가 싶게 내겐 낯선것이 무대공연인데,
제목이 환(幻) 이라는 이미지중심의 그연극이 워낙 참신해서 눈길을 끌었다.

연극의 스토리는 맥베드를 고대 동아시아 쯤으로 해서 번안 한것이다.
동양의 목재질 같은 직선으로, 간결하고 웅담한맛을 느끼게하는 무대미술이나
울울하고 무게있는 푸른색바탕의 몽환적 조명과
날것처럼 풋풋한 음악으로 처연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누군지 몰라도,
동아시아적 의상의선과 배우들의 동작에 신경을 많이 쓴 연출력은 높은수준이었다
배우들은 단순미와 성격을 강조한 분장과 무대위에서 배역에 따라
한무데기씩 배치되어 정지한듯 어우러지는게 강열한 상징성으로 전달이 잘되었다.

연극 "幻" 은  단락단락으로 이어지는 간단한 대사와 이미지를 중시하는 몸짓속에서
어느시대를 막론하고  우리에게 내재된  근원적인 인간의 욕망과 그흐름에 대한
조망을 쌈박하고 또렷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관객들로 하여금 강력한 에너지를 느끼게 하면서,
여백의 아름다움을 활용하려  불필요한 움직임을 제거한채  간단한 동작만으로써
작품 곳곳에 동아시아적인 은근하고도 질긴 욕망의 그림자와  에로틱한 분위기를
암시적으로 삽입해  적절한 연상을 이끌어낸다.

그 이미지 연극은 권력과 영화의 기회를 앞에두고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인간의애욕을 포함한 욕망에의 천착과 그허망함을 보여주는,
어찌보면 단순한 주제이다.
그속에서 결코 떨치지못하는 인간관계의 강박적암투와 부담을 
나약한 사람의속성으로 매력적으로 표현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

비록 테레비젼 화면이라 현장의 감흥엔 훨씬 못미치겠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극장무대에 가까이 접하지 못하는 사람에겐
그나마 고마운 문화체험을 주는 작품이었다.
나처럼 사는꼴이 사나운 사람도
이정도의 눈밝고 트인 감각을 가진 연출자가 만든 좋은작품 이라면
충분히 마음이 쏠린다.

연극이 문화적사치를 곁들인,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질때도 있었지만
가끔은 정말 피같이(?) 아까운 돈을 내면서, 관람하고 싶은 작품들이 많아지도록
우리나라 문화여건과 예술인들의 역량이 함께 따라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그렇게 연극 幻 은 나같은 싸구려 인생도
한번쯤 기대를 가지고 제대로 된작품을  찾아가는 호사를  누려볼까...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조만간 예술의전당 음악분수앞에서 자판커피 한잔 놓고서라도  
파라솔 아래앉아 나지도 않을 폼을 잡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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