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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4.11.15 01:43

댓글 잘못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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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댓글을 달아야하는데 클릭을 잘못해서 혼자서 리플을 달고, 비밀번호를 적지않아 취소도 못해서  90명이 넘는 분께 폐를 끼쳤습니다.^^;;
그래서 죄송하다는 글을 써야겠는데 또 한줄짜리 글을 쓰기는 뭣하고해서^^ 제 결혼 10년을 한번 되돌아보았습니다.
이제 더불어숲에도 하나둘 가족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가끔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할 때 더불어숲을 떠올리면 선배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생각에서 이렇게 겨우(!) 10년짜리가 어쭙짢은 글을 올립니다.

저희가 12월 17일 선생님의 주례로 혼례를 치른 지 딱 10년째입니다.
그래서 12월에 아이들과 함께 신혼여행지였던 제주도로 여행을 갑니다.
10년동안 잘 살아온 우리를 대견해하며...^^* (어른들께는 죄송합니다^^;;)

그때는 선생님과 개인적인 인연이 없던터라 제가 장문의 편지를 써서 허락을 받아 선생님을 주례선생님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결혼식날 대개의 신부들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전 선생님 말씀을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선생님 눈을 바라보며 열심히 강의 듣듯 들었답니다. 그래서 나중에 남편한테 무슨 신부가 그러냐고  혼좀 났습니다.^^
그때 주례말씀 중에 기억하는 것 하나는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스승이 되어야한다 것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두사람의 가정이 그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더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가정이 되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말씀도 있었는데.....그러시면서 글씨 <더불어한길>을 주셨습니다. 저희집 가보 1호인 이 글씨 아래 결혼 날짜가 있어서 결혼기념일은 잊을 수가 없답니다. ^^*
선생님께서 주례를 하셔서 결혼하게 된 부부를 보면 느낌이 남다릅니다.
다들 우리처럼 집에 선생님의 글씨를 거실이나 안방에 걸어놓고 있을 것이고,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그 글을 보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며 살아갈 것 같기에........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것처럼(^^) 제가 남편에게 선생님의 책 '엽서'도 선물하면서 1년반 공들여 꼬득여서 그때부터 1년반 동안 딱 이틀 못만나고 날마다 만나다 헤어지는 시간이 싫어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렇게 찐한 연애 끝에 결혼을 했는데도 1년 정도 돼서 정말 심각하게 '내가 이사람과 계속 결혼생활을 해야하나' 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마음을 고쳐먹은 이유 중에 선생님께 죄송한 일을 저지르지 않기 위함도 있었답니다.
그때도 그 이후로도 저희 두사람에게, 저희 가족에게 선생님은  특별한 의미입니다.

결혼생활 10년......화학전 말고는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어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분 말씀이 어느 집이고 안방 문을 열어보면 다 그만그만한 고민들을 안고 산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혹시 다들 잘 사는데 왜 나만 이렇게 사나 하고 슬퍼하신 분들, 슬퍼하지마십시오. 다들 그렇게 삽니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고 사느냐는 다들 다르겠지만요.  

저희 부부의 경우 그동안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도, 나름대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힘은 서로를 이해시키고 이해하기 위한 많은 대화로 쌓은 신뢰와 서로를 불쌍하게 여긴 측은지심,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이었습니다.  
한국남자들은 집에 오면 자신의 상황을 잘 얘기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떤 남자는 "또다른 나인데, 나한테 무슨 얘기를 해" 라고 말해서 여자를 감동시켰다고 하지만,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저를 잘 모를 때가 있는데 어떻게 30년 가까이, 또는 넘게 따로 살던 사람이 또다른 나일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전 서로에게 자신을 말하고, 또 들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잣대와 생각으로 재단해서 상대를 오해해서도 안되구요. 저희 부부를  시콜부부라고 부르는 친구들도 있지만, 전 그 별명이 좋습니다. 부부싸움 후 너무 미워서 말도 하기 싫을 때도 컴퓨터 메일로 일방적인 한풀이를 하더라도 대화의 끈은 놓지않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힘만으로 어려운 부분은  주변의 친구들과 가족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작은 위로의 손길이었지만 우리에겐 큰 힘이었던 적도 있고, 정말 큰 힘을 준 친구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참으로 큰 힘이었습니다.  우리 안에 갇히지않고  주변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한 것은  우리에게 선생님이 자리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결혼하는 강태운씨를 화곡동 숲 뒷풀이자리에서 처음 인사를 나누고는 우리시대의 남자와 여자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하필 그때 함께읽기 내용중에 하나가 여성의 모성애였는데, 제가 왜 30대 주부가 숲에는 오지 못하는지, 그들이 어떤 마음인지에 대해 많은 얘길 했었습니다. 그때 강태운씨 얘기를 들으면서 이사람은 참 잘 살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내와 한 약속을 보면서 '역시---"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삼성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그 약속이 잘 지켜지리라 믿습니다.  

언젠가 아이 둘씩 나은 세사람이 아이 낳은 일에 대해 무용담 나누듯 이야기를 한참 하니까, 아이 다섯씩을 나은 어머님들이 옆에서 들으시다 어이없어 하시면서 웃으신 일이 생각나네요. 하지만, 우리 세대만의 어려움은 또 다를 수 있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함께 나눌 수 있는 부분은 나누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강태운씨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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