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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8일) 좌선생님, 승혁선배, 성춘선배, 기표선배 그리고 저
이렇게 다섯 사람이 영덕의 故고목화 선생님 묘소에 다녀왔습니다.

영덕은 울진보다 밑에 있습니다.
순환선배가 손을 등뒤로 뻗어서 닿는 지점이 울진이라고 했는데,
그 울진보다 영덕이 밑에 있으니, 참 먼 거리지요.

아침 9시에 출발해서 동해를 거쳐 7번 국도를 타고 쭉 내려갔습니다.
울진에서 순환선배를 만나, 순환선배의 안내로 선생님 묘소에 갔습니다.

선생님 묘소는 선생님 댁 뒷산에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논이 펼쳐 있고, 옆으로는 바다가 보입니다.
무덤 앞에는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늘어져 서 있습니다.
무덤 뒤로는 신영복 선생님이 쓰신 글이 새겨져 있는 비석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무덤에는 "농민운동가 권종대의 묘"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농민운동가!
이 단어가 우리들 가슴에 와 박힙니다.

비석에도 "자주 민주 통일 운동을 이끄신 농민운동가
권종대 선생의 추모비"라고 쓰여 있습니다.

좌선생님이 준비해 오신 음식 몇가지를 놓고 우리는 선생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야기했습니다.
늦게나마 선생님을 알게 되고, 선생님 말씀 들었으니, 우리는 얼마나 복 있는 사람들이냐고,
선생님이 우리들을 아껴주셨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승혁선배가 가지고 온 <희망세상>(2004년 1,2월호)에는
권종대 선생님에 관한 인터뷰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오고 가는 차 안에서 우리들은 돌려 읽었지요.

그 잡지에서 선생님의 생전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다시 보았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들었습니다.
몇 마디를 옮깁니다.

선생님은 4.19를 거치며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사람이 일을 하려면 조직이 있어야 하고, 소속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개인의 성취를 넘어서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고목화 선생님은 실은 전농 초대 의장을 하셨던
권종대 선생님이셨지요.
전농 의장 하셨던 때의 일을 묻는 질문에 선생님은 이렇게 답변을 시작하셨습니다.

'난 조직의 상황이나 시대의 상황이 그래서 그 일을 맡은 것이다.....
내 지도력을 발휘해 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선생님은 작년 1월 4일 삼성병원에서 운명하셨습니다.
그 때의 일도 기록되어 있더군요.
선생님은 가족분들을 모아 놓고 모두들 고생많았다. 나는 세상에 여한이 없다'
하시며 손수 산소마스크를 벗으셨다고 합니다.
놀란 가족들이 몇 번을 만류했지만, 선생님은 굳이 산소마스크를 쓰지 않으셨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지금은 비어 있는 선생님 댁에 들렀습니다.
마당에서 선생님 집을 둘러 보았습니다.
마당 꽃밭에는 때이른 매화가 피어 있더군요.

예전에 숲 벗들과 선생님댁에 놀러 왔던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신선생님의 책 <강의>를 두고 왔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이 책을 얼마나 반가와 하셨을지...

울진으로 돌아와 반가운 이들을 만났습니다.
이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경연씨,
또 이제 막 엄마된 은전씨.
이번에도 울진 식구들의 따뜻한 마음을 고스란히 받았습니다.  

순환선배 집에서 자고, 다음 날 성춘선배는 서울 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청송 인석선배를 만나고 그 다음 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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