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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일 드디어 독립을 했습니다.
친구는 말합니다. 삼일절에 독립하는 것이 웬지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그래서 그냥 저도 그렇게 의미를 부여해 보고 저 자신에게 격려를 해 봅니다.

토요일 어느날 가만히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내 나이가 서른여섯이라는 사실이 확 밀려오는거예요.
아직도 단단한 보호막에 둘러싸여 있는 현실과 함께.
지금 내가 안주하고 있는 이 자리가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우물안에서 나와 거친 들로 달려가고 싶었습니다.
비록 그곳이 내가 꿈꾸었던 곳이 아닐지라도...
자유-자기의 이유를 찾고 싶었습니다.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자리를 박차고 나와 신림동쪽으로 갔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온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가서 원룸을 알아봤습니다.
3군데 소개를 받았는데, 모두 답답했습니다.
아파트에서 생활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와는 또 다른 느낌이더군요.
다른 곳을 더 소개해 준다는 것을 마다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현실과 이상은 역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풀이 죽어 가고 있는데,
대림역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들립니다.
이대로 없었던 일로 돌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대림역에서 내렸습니다. 마침 근처에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있었고,
한 집을 소개받고 계약을 바로 해 버렸습니다.
친구한테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 물어봐서 기억해 두었는데,
막상 집을 보러 가서는 하나도 점검을 못하고
햇볕이 잘 들어온다는 말에 그냥 계약을 해 버렸습니다.
흔히 말하는 원룸은 아니고 다세대주택입니다.
방 하나, 작은 부엌, 더 작은 화장실 이렇게 세 개입니다.
동네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람 사는 동네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하긴 어느 동넨들 사람사는 동네가 아님감)
처음부터 끝까지 저 혼자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집을 알아보면서 저 자신이 너무 어리숙하고,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해 보려합니다.

계약하고 이사날짜까지 잡았지만, 집에는 바로 얘기를 못했습니다.
이사가기 1주일을 앞두고,
자유를 찾고 싶다는 말을 그대로 하면
세상을 너무나 모른다는 말이 돌아올 것 같아
현실적인 이유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출퇴근하기가 넘 힘들어서 집에서는 도저히 못 다니겠다고 엄살을 피웠습니다.
사실 첫번째 이유는 아니지만 엄살은 아니었습니다.
집이 인천인데, 직장인 서울교대까지 출퇴근 하는데 4시간 가까이 소요가 되니까요.
나이가 드니(?) 좀 힘들긴 힘들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반대. 차를 사라고 합니다.
이럴까봐 일을 다 저지르고 말을 한 것이었습니다.
저를 설득하려 했지만 사실 제 고집을 꺾을 수 있으리라고 가족들은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동안 전적이...^^
저를 아예 내 놓고 키우시면 그렇게 크게 엇나가지는 않는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참 키우기 편한 자식인데,
저를 관리(?)하면서 키우려고 하면 참 키우기 어려운 자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여곡절 끝에 3월 1일 이사를 했습니다.
지금 어떠하냐구요? 좋습니다.
참 이상하지요. 집에서도 간섭을 많이 받은 것도 아니고 방의 크기도 비슷한데 느낌이 다른 것 있죠.
회사도 가까워져서 좀 여유가 생겼습니다.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며 내가 이것을 하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왜 결혼 안 하느냐구 물었을때  별 생각없이 혼자 더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것이였나 봅니다.
이것을 하지 못해서 결혼에 마음을 안 열었나 봅니다.
1년 후에는 마음의 문이 열려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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