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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체벌의 옳고 그름보다 먼저 전제 되어야 하는것은, 양쪽 모두의 판단에 따른 행동의 결과들이 향후 스스로 자가증식 하는 관성이 있다는 것에 대한 공유라고 판단 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미 4년이 넘는 직장생활을 하고있는 저이지만, 아직도 '선생님'이라고 호칭되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그분들에게 어떤 범상치 않은 과도한 도덕적인 기대감을 느끼게 되는것이 사실인데요.^^

그런 교사분들에 대한 과도한 '신뢰'의 감정을 제거하고, 그분들이 그저 한명의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느낌으로 상황을 판단해 볼때, 그 교사분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스스로 '시스템' 내에서 돌아가고 있는 관성에 대해 얼마나 균형감각을 가지고 그때그때 상황을 거시적으로 판단하고 있는가?라는 부분에 대한 자각이라고 생각 됩니다.

저도 남자 중학교와 사립 남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또한 군대에서 26개월을 보낸 사람으로서 그 생활 속에서 경험한 수많은 폭력들의 정체(?)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그것은 스스로 군대의 가장큰 해악이 '계급'이라는 '절대반지'로 상대방의 육체와 정신에 함부로 관여해도 된다는 생각이 통용되는 분위기라고 생각을 했던 저이면서도, 때로는 날아오는 주먹과 방망이가 나와 단체의 흐트러진 마음과 정신을 정리된 형태로 재배치 시키는 깔끔한 효과도 '어느정도' 있었다라는 부분에 대한 혼란스러운 자각이었습니다.

이건 앞에서 누군가가 얘기 하셨던 '폭력 속에서 스스로  피학적인 자기검열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는 '과도한(?)' 분석과는 분명히 느낌이 다른듯 하고 말입니다.

인간의 이성이 '훈련'을 통한 무질서 증가의 억제라고 분석하는 학자들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정형화된 규율 자체가 단순히 물리적인 체벌이라는 형태를 띄었기에 무조건 부정 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머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보니 제가 폭력적인 교사의 체벌을 두둔하는 듯한 이미지를 주고 있는것 같기도 한데요...^^

절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얘기의 핵심에 대해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현재 한국사회가 아직 위의 글에서 한 선생님께서 스스로를 분석하며 글을 올린것과 같이 '군사문화의 잔재를 통한 폭력의 행태가 학교 내에서 아이들을 통제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여전히 쓰이고 있는 곳'이라고 판단 한다면 그 학교내 '체벌'의 저울이 아직 '폭력'이라는 형태를 띌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체벌' 자체에 대해서 원천 봉쇄를 해야 한다는 말은 분명히 유효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즉, 선생님들이 폭력을 통해서 아이들을 통제하는 '분위기'에 어느정도 습관적으로 대응하게 되었을때 스스로 혹은 모두가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 '폭력'의 분위기는 자가증식을 하며 이성적인 판단의 잣대를 무시하고 서로를 설득시키는 힘을 가질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영화 '말죽러리 잔혹사'나 '여고괴담'에서 나오는 폭력들은 선생님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폭력행위에 대한 자각을 게을리 했을때 습관적으로 띄게될수 있는자연스러운 모습들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실제로 제 고등학교때 새로 부임 하셨던 한 젊은 수학 선생님께서는, 처음 우리들에게 어느정도 '젊은이로서의 우정? 혹은 커뮤니케이션의 공유감' 등을 느끼고 싶어 하셨었지요.

하지만 아이들의 이기심은 그런 선생님의 기대감을 어렵지 않게 허물어 버렸고, 그 선생님도 한 반년 지나면서 '매우 자연스럽게' 상당히 폭력적으로 변하셨는데... 그 폭력의 형태가 '기술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물리적으로도 위험하고 아이들에게 더욱 마음의 상처가 되기도 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정신적으로 스스로의 자아가 충분히 성숙되거나 훈련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믿음과 지지의 언어로 '대화'를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방안도, 학교라는 '사회' 속에서 사람과의 어울림과 타인에 대한 배려 및 공동생활 속의 질서에 대한 가르침등의 덕목을 고려 한다면 상당히 힘들거나 혹은 현실적이지 못한 방법일수도 있다는 것이지요.(성적 떨어졌다고 패고 하는건 일단 제외 시키겠습니다. 머 그딴것 가지고 사람 패고 하면 일단 문제가 있는거지요.)

아이들은 40명입니다. 40명의 에너지를 선생님 혼자서 감당한다는 것도 물리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도 사실 말이 되지 않으며, 무엇보다 제 학창시절 경험으로도 봐도 그 아이들 모두가 매우 순수하거나 이타적인 존재들은 절대 아니거든요.

그래서 다시한번 말씀 드리지만 중요한 것은 폭력행사가 맞느냐? 틀리느냐?라는 당위의 판단 보다는 '지금 내앞의 '이 아이'에게 어떠한 가르침을 행사 하는것이 가장 적절한 행동인가?'라는 부분에 대한 자각을 먼저 하고난후에 그다음 행동을 하는것이 맞다는 것이지요.

참고로 덧붙히면 지금처럼 학교나 군대에서의 폭력이 과거처럼 우리의 너무나도 빈번한 일상들로 존재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사회에서는 체벌을 당하는 사람들도 그 체벌이 비록 어느정도의(?) '폭력'의 형태를 띄었다손 치더라도 그 '진실성'을 어느정도 가름해 낼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고 하는는 점입니다.

그러니 우리나라의 학교들이 여기에 고민의 글을 올리시고 계신 교사님들 처럼만 학생들을 위해서 스스로의 많은 시간을 할애할수 있고, 또한 자신을 끊임없이 가다듬을수 있는 분들이 학교를 이끌고 게신다면야, 아이들도 자신들이 당하게 되는 불가항력적인 체벌 혹은 폭력에 대해 분명히 이성적인 판단을 해낼수 있을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스스로의 잘못도 인정을 하게 되겠지요.

얼마전 진중권의 <레퀴엠>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머 진중권을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폭력'이라는 것이 큰 고민 없이 통용되기 시작할때 어떤 형태로 자가증식을 하며 스스로를 혹은 주변 환경을 기만하게 되는지에 대한 정리된 개념들이 보이더군요.

물론 이 책속의 '폭력'은 전쟁입니다. 그것도 명백한 잘못인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지요.

폭력은 분명히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체벌 속에서도 이 폭력이 위의 <레퀴엠>의 폭력과 등치될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존재 합니다.

하지만 상투적인 '사랑의 매'라는 단어가 이처럼 오랜 시간 속에서도 끊임없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면, 그 안에는 어떤 '인간의 성장' 혹은 '더불어 사는 사회의 질서'등에 대한 여러가지 코드들이 착종하고 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사실 정말 쉽지않은 문제라고 생각 됩니다...^^

-김동영-

*글을 써놓고 보니 이놈의 '불가항력적'이라는 단어가 무척 많은 순환논리를 만들어 낼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어쨌든 저보다 이런 방면에 대해 훨씬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는 이곳의 선생님들이 존경 스럽습니다. 그마음 끝까지 잃지 말아 주십시오... 가 아니고 끝까지 변증법적으로 고민 해주시기 바랍니다.^^('그마음 끝까지 잃지 말아 주십시오.'라는 말도 선생님들에 대한 상당히 무책임한 짐지움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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