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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오마이뉴스 2006.7.11  
  
제주도 '머털도사', 작은 학교 열다
[희망버스-제주③]문용포 제주 '곶자왈 작은학교' 아우름지기 인터뷰

이주빈 기자  



▲ 문용포 곶자왈 작은학교 아우름지기.  

ⓒ 오마이뉴스 이주빈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 남다르게 제주도를 사랑하는 사람. 그의 이름은 문용포, 하지만 '머털도사'로 더 유명하다. 그가 지난 8일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에 학교를 열었다. '곶자왈 작은학교', 그와 그의 벗들이 이번에 문을 연 학교 이름이다.

곶자왈 작은학교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마을에서 학교에서 놀고 배우고 일해서 제 힘으로 제 앞가림하는 힘을 기르고,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힘을 키워나가려고" 만든 학교다.

해서 학기 중 평일엔 마을 아이들과 함께 책읽기나 놀이, 자연체험 등을 하며 방과 후 마을학교를 운영한다. 또 학기 중 주말엔 제주도내 아이들과 1박2일 캠프 형태로 자연체험이나 텃밭을 일구는 '주말 체험학교'를, 방학 땐 계절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학교에서 그의 직책은 아우름지기. 보통 학교의 교장과 같은 역할이다. 그는 자원교사와 도우미 등으로 구성된 14명의 학교지기(운영위원)와 함께 학교운영을 책임진다.

그는 사실 교육자라기보다는 운동가다. 학생운동, 노동운동, 지역운동을 거치며 쌓아온 운동경력만 20년에 이른다. 그런 그가 '학교'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개교 다음날인 9일 작은학교 텃밭에서 고춧대를 세우고 있는 그를 만났다.

"원래 교사가 꿈이었어요. 학생운동, 노동운동할 때도 교육선전분야에서만 일했구요. 제주 참여환경연대에서 일하면서 하는 사업마다 '학교'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오름학교, 생태학교…."

운명이라면 운명인 셈이다. 하지만 운명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 했던가. 그는 원래의 꿈을 좇아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온 것이다.

"저는 운동과 교육이 따로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이 제 머리로 궁리하고 제 몸 움직이고, 제 앞가림하며 잘 어울려 살 수 있게 하는 거잖아요. 즉 올바른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교육인데 이런 일을 하기에는 단체는 한시적이고…. 이런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을 꿈꿔왔어요."



▲ 학교이름은 신영복 교수가 써주었다.  

ⓒ 오마이뉴스 이주빈




▲ 곶자왈 작은학교는 가정집을 임대해 도우미들의 손으로 '학교'다운 모습을 꾸몄다.  

ⓒ 오마이뉴스 이주빈

학교이름도 독특하다, '곶자왈 작은학교'. 제주도 사람이 아닌 이들은 '곶자왈'이란 단어조차 생소할 것이다. 곶자왈이란 용암이 흘러가다 굳으면서 깨어진 바위 무더기들 위로 만들어진 숲으로,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을 뜻하는 제주도 말이다.

"곶자왈은 제주 자연의 상징이에요. 가시덤불 우거진 곳에서 소를 키울 수 있나, 농사를 지을 수 있나…. 그 살기 어려운 조건에서도 숲을 이뤘잖아요. 황폐화된 우리 사회와 교육에서 곶자왈 작은학교가 곶자왈과 같은 숲의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학교이름을 지었어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작은학교'인가.

"작아야 가르치는 이도 즐겁고, 배우는 아이도 행복하죠. 시골아이들은 거의 방치되고 있어요. 학원차도 안 오지, 집안은 가난하지….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들 삶이 팍팍해요. 그런 시골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아무리 꿈이 좋아도 운영이 어려우면 그 꿈은 깨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지금까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의 벗들이 이모저모로 돕고 있기 때문이다. 씨앗기금(설립자금)을 내는 이들, 물품을 후원하는 이들, 노동을 후원하는 이들. 이쯤 되면 그는 참 행복한 사내다.

"어느 땐 '안 도와주면 나 혼자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도움을 주셨어요. 이 많은 분들이 날 도와주시는 이유가 뭐겠어요. '널 알아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게 있어야 하니까 널 도와주는 것'이라는 깊은 뜻이 있기 때문이겠죠."



▲ 아이들이 책을 읽는 공간인 '초록이글밭'. 역시 도우미들의 손으로 이쁘게 꾸며졌다.  

ⓒ 오마이뉴스 이주빈

이렇듯 '행복한 빚'을 진 그는 어떻게 부채를 탕감하려는 것일까.

"잘 어울리고, 아름다운 마음 오래 간직하고…. 작은 마음이 움직이면 큰 힘이 되거든요. 그 작은 마음을 잘 움직이려면 꾸준해야 하는데…. 우직하게, 꾸준하게 걸어갈래요."

참, 그의 애칭이 '머털도사'인 까닭은?

"보시다시피 제 머리카락이 잘 서는 편이에요. 만화에 나오는 머털도사처럼요. 그래서 4,5년 전부터 머털도사라는 별명이 생겼어요. 그러다보니 저 역시 자연스럽게 머털도사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장난감도 있고, 영화도 있고, 머털도사론 같은 논문도 있더라구요, 하하.

머털도사 만화책을 보면 머털도사 스승이 유언을 남기는 장면이 있어요. '세상에 아무리 뛰어난 재주와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많은 사람을 위해 쓰지 않으면 쓸모없다' 머털도사의 생김새뿐 아니라 마음까지 닮고 싶어요."


‘곶자왈 작은학교’ 개교식 사전행사?  
머털도사의 학교일기(7월 7일)  




▲ 우진제비오름에서 포즈를 잡은 마을아이들  
ⓒ머털도사

개교식을 하루 앞둔 날이에요.오랫만에 맑은 날씨라 문이란 문은 다 열어 놓았지요. 오전에 새로운 책장에 동백기름을 바르고, 오후에는 책장에 책을 모두 옮겼어요. 예쁘고 튼튼한 책장을 만들어준 이들과 책장을 가득 메운 좋은 책들을 보내준 이들... 옮기는 책 속에서 그들의 따뜻한 마음들이 함께 옮겨지는 듯 했어요.

오후에 중학교 교사이자 설문대어린이도서관 일꾼인 강순희 님과 피아니스트이자 자작나무 숲의 주인장인 우상임 님이 다녀갔어요. 마치 의자처럼 생긴 큰 책받침대와 몇 사람의 후원금을 두고 갔어요.

분교 아이들과 화요일에 가기로 했다 못간 우진제비오름을 다녀왔어요. 예정에 없던 나들이었지요. 풀은 웃자라고 아래 위가 온통 가시덤불이었답니다. 게다가 오르고 내리는 길이 모두 경사가 심했어요. 함께 갔던 일곱 아이들은 대부분 반팔, 반바지 차림이었구요. 아야, 앗, 악, 아아... 굼부리(분화구) 둘레를 도는 데 내내 아이들 아우성을 들었어요. 하지만 어쩝니까, 동네 구경 시켜준다고 지들이 가자고 해서 온 건데...^^

작은학교 도서관 '초록이 글밭'은 도서관이면서 영화관도 될 듯싶어요. 한 달에 두 번 정도 빔프로젝트를 이용해서 아이들과 영화를 보기로 했거든요. 오늘 밤엔 여섯 아이들이 '이웃집 토토로'를 봤어요. 오름 오르기와 영화 보기... 개교식 사전행사가 된 셈이지요.

고제량 학교지기(운영위원)님이 아들 지철이와 사철이와 함께 다녀갔고, 녹색연합 백두대간팀장 정용미님은 하루를 묵고 가요. 내일 개교식 음식 준비한다며 어머니와 큰누나도 와 있답니다.

오늘 하루 제법 큰돈들이 들어왔어요. 참여환경연대에서 교보문화재단 환경교육대상 상금 가운데 일부를 씨앗기금으로 보내주었어요. 강사윤 학교지기(운영위원), 우상임, 양진건, 송은영 님도 씨앗기금을 보내주셨구요. 참여환경연대 장소영, 고유기 님도 정기후원금을 보내주셨지요. 모두 고맙습니다.
  

2006-07-11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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