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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공간은 때론 희망을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는 생각과 함께
또 현실에서 희망을 앗아가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깃드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학교 앞과 서울시 곳곳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자는 뜻을 모으고 실천하려고 합니다. 그 뜻을 모색한 계기와 진행상황을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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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다니라는 교과서와는 달리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선뜻 자전거를 타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자전거를 타지 말라고만 했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볼 생각과 실천은 하지 않았다. 바로 이런 한계와 가능성을 일깨워 준 소중한 만남은 자그마한 그림책, ‘놀이터를 만들어주세요.’를 통해 시작되었다.  

이 책은 지구 반대편 베네수엘라 빈민촌 어린이들이 직접 자신들의 놀이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잔잔하면서도 흥미롭게 보여 주었다. 그 과정이 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들의 삶터를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길에 동참하게 된다. 과연 이 책을 읽은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그런 기대와 또 새로운 희망을 열어가기 위한 대상이 우리에게는 무엇일까를 헤아리면서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직접 책의 주인공이 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우선 아이들과 책 제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잔잔하게 그려진 책 속 그림을 살펴보았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 한 권을 며칠에 걸쳐 함께 읽었다. 한 번에 책을 다 읽는 것도 좋지만 다음 이야기의 내용을 짐작해보고 또 새로운 형태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능동적 독서를 위해서다. 더불어 아이들이 흥미를 지니고 그 다음 내용을 추측하고 또 발랄한 생각을 틔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과 우리에게도 지금 필요한 건 없을까라는 과제를 긴 안목에서 함께 제시하였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특별 방송이 나왔다. 학생들이 학교에 올 때 자전거 등하교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학교에서 방송을 한 이유는 학교 앞 주민들의 항의 전화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아무 집 대문 앞에다 마구 놓아두고 학교로 등교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행동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자전거 보관소가 학교에 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는 현재의 학교 주변 도로 및 대부분의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사회 책에서 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천하는 자전거 타기는 그저 교과서 속의 이야기로만 현실과 동떨어진 채로 공부하게 된다.

실제 학교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으로 자전거 통학 금지가 공식 입장으로 결정하고 학생들에 통보하였다. 문제는 단순히 표면에 드러난 자전거 주차 문제가 아니라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전용도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문제는 가린 채 표피적인 논의가 있었기에 아이들과 법정 판결문 작성의 방법을 국어시간에 공부하고 그에 따른 판결문을 쓰는 것으로 아이들이 도시 문제와 환경 문제를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조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는 사회 문제를 지나치게 개인의 선택과 결정으로만 국한 짓는 교과서의 교훈주의 덕분이다. 이런 한계를 조금이나마 떨치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일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학급에서는 통학 길 자전거 주차 문제로 판결을 했는데 그 중에는 단순히 당사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제반 도로 여건을 만들지 않은 지자체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판결도 있었다. 그 의견을 좀 더 확장시켜서 지역 개선 운동에 동참하는 계기로 구청장이나 서울시장에게 편지 쓰기 활동을 후속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서울시내 600 여 초등학교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전거 전용도로 만들기’ 캠페인을 펼치고자 아이들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언뜻 보면 무모한 도전이라 할 수도 있지만 미래의 꿈나무들이 꿈꾸는 새로운 희망은 그저 공상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야 우리 사회가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담아 아이들이 펼쳐갈 아름다운 여정에 함께 동참해보고자 한다. 많은 응원과 참여를 부탁한다.


자전거 통학을 둘러싼 학생들의 판결문
(판사의 이름은 우리 반 친구들이 본인 실명을 거명해도 좋다는 동의하에 적었습니다.)

- 이 사건은 자전거 통학 문제로 시작하였는데 판사 김윤지는 자전거 통학을 하면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자전거를 세울 곳도 없을 뿐더러 학생들이 통학을 하였을 때 잘못하여 사고가 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전거 통학을 학교 측 입장처럼 금지시켜야 한다.

- 이 사건은 자전거 통학으로 시작되었는데 저 김나리 판사는 자전거 통학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자전거 보관소를 만들어 주어 학교를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또 자전거 통학을 하되 자전거를 자전거 보관소에 놓아야 하며 만일 다른 곳에 놓았을 때에는 재판을 통해 자전거 주차비를 내어야 마땅하다.

- 이 사건은 자전거 통학문제로 시작되었는데 판사 원동욱은 이 잘못은 정부의 책임으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자전거 보관소는 있으나 자전거 도로가 없어 자전거 통학을 금지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집이 있으나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것과 같으므로 정부에서는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벌금 10만원을 피해자들에게 전달할 것을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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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당산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학생입니다.
이번에 당선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제가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것은 제가 살고 있는 곳의 문제점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저희 동네는 주변에 공장이 많아 대형차들이 많이 지나다닙니다. 그것도 등하교 시간에 다녀 어린이들의 안전에 문제가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요즘 저희 학교에 자전거로 등하교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자전거 등하교를 반대하고 있지만 집이 먼 친구나 학교에 일찍 가야 하는 친구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거기다 어쩔 수 없이 타고 다녀야 하는 친구들은 별 수 없지만 학교에서는 계속 반대만 합니다.

우리 동네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주신다면 자전거 등하교의 문제도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린이들의 자전거 등하교 문제도 바로 안전 때문에 반대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의 문제를 열심히 생각해주시길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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