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베스트1위 '강의' 돌풍
YTN 2005.1.20
[앵커멘트]
신영복교수의 신간 '강의'가 발행된 지 40일만에 4쇄까지 3만 5천부를 찍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교보문고와 인터넷서점에서도 인문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판계의 불황과 인문학의 위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례적인 일입니다.
주동원 기자가 신영복교수를 만났습니다.
[리포트]
'강의'는 나의 동양 고전 독법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신영복 교수가 20년 넘는 감옥생활에서 부터 천착해온 동양고전의 지혜와 깨달음을 예문을 가려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역사라는 다시쓰는 현대사라는 시각에서 논어의 인간관계론, 맹자의 의, 노자의 자연과 도,장자의 소요, 묵자의 겸애와 반전, 평화사상등을 통해 현대의 과제와 미래를 되짚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의'의 속음성은 동양 고전을 통해 근대 사회를 재조명하고 패권적인 자본주의의 속성에 물든 현대인들의 좌표를 성찰하게 하는 신영복 교수의 서늘한 육성이기도 합니다.
[인터뷰:신영복, 성공회대 대학원장]
"사회의 본질은 기본에 있어서 인간관계가 지속적으로 작동되는것과 같습니다. 그게 저는 사회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라고 봅니다. 이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불신되고 황폐화된다는 사실이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그게 어디서부터 왔는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 우리가 추구하는 삶과 가치가 과연 어떤 것인가?, 근본적인 구조는 과연 무엇인가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작은 거울이었으면 좋겠다 그런생각으로 책을 썼습니다."
오늘날 세대와 계층간의 갈등에 대해 신영복 교수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일단 조선 후기 부터 일제와 해방후 오늘날 까지 이른바 개혁적인 청산작업이 없었다는 점이 오늘날 치러야 될 비용의 하나로서 그 단초를 제공했다고 진단합니다.
하지만 극좌나 극우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며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결코 새로운 질서나 문명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제언합니다.
이같이 나와 다른 것 다양성을 존중하는 이른바 동양적인 화(和)의 원리를 평화와 공존을 위한 사회구성 원리로 삼는 21세기의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며 통일문제를 말합니다.
[인터뷰:신영복]
"남과북이 비록 체제면에서는 여러가지 삶의 가치가 양극으로 나뉘어져있는것이 사실이지만은 나와 다른것들을 흡수, 합병하고자하는 논리보다는 서로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견제도 되고 도움도 되는 그러한 원리로 평화정착해 나가면서 우리의 통일과정을 아주 면밀히 관리해야 되지않나 싶고요 바로 그런점에서 우리 통일논의는 우리 민족문제인 동시에 세계사적인 문제와 연결되는 지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신영복 교수는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의 하나로 최근 전지구적 자본주의가 국민 경제를 해체하고 민족이라든가 국가라는 공동체적인 가치를 급속하게 무너뜨리고 있는점을 주목합니다.
신영복 교수의 신간 '강의'는 이처럼 우리가 과연 어떠한 민족이었는가? 또한 미래에 어떠한 국가적인 전망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하며 이에대한 근원적인 담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 YTN 주동원 jdwww@yt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