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진보진영의 대표적 석학인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남한과 북한이 아름다운 동행을 기본으로 통일을 맞이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지난 19일 오후 광주 5·18기념문화관에서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주제의 이야기 콘서트를 갖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남과 북이 극단사태에 직면할지 모르지만 통일 과정에서 우리 민족의 역량이 소모되는 일 없이 극대화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아름다운 동행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다"며 "자기 변화는 결국 인간 관계 속에서 최종적으로 완성된다"고 밝혔다.
이어 신 교수는 "내년에는 북한의 권력 교체가 일어나는 시기로 우리가 자주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어떠한 외세에 의해 우리 민족의 진로가 바뀔지 모른다"며 "정치적 자주성과 경제적 자립성, 문화적 자부심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현 단계에서 성급한 통일 논의 보다는 교류협력과 평화 정착을 튼튼히 하는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과정으로 외세의 영향을 줄이면서 통일의 방향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 교수는 "개인이든 국가든 뼈대가 튼튼해야 하고 뿌리를 키워야 한다"며 "한 사회에서 청년시절에 해당하는게 대학이라고 보면 100년 후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고민하지 못하고 대학이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제조공장으로 전락했다"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중심부에 대한 컴플렉스가 없는 변방의 역동성으로 영혼이 있는 사회운동을 해야 한다"며 "여럿이 함께 낮은 곳으로 향하다 보면 길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소통 보다는 소탕이 일반적이다"며 "소통의 전제는 자기변화를 각오하고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인데 현재 MB정권의 소통은 일방적이고 소탕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날 신 교수의 이야기 콘서트에는 성공회대 교수밴드 '더 숲 트리오'가 함께해 대담을 하고 공연도 선보였다.
20년 교도소 생활 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출간한 신 교수는 사회적 비판과 개인 성찰의 진경을 보여주는 대표적 진보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